성경에서 경제는 무엇인가?
경제의 일반적 의미
경제의 어원적 의미
경제(經濟)라는 단어는 ‘경세제민’(經世濟民), ‘경국제세’(經國濟世), 또는 ‘경국제민’(經國濟民)의 약칭이다. 이 용어는 중국 고전의 오경(五經) 가운데 하나인 『서경』(書經)이나 『장자』(莊子)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의미는 정부가 국가의 전반적인 업무와 문제들(정치·경제·사회적 영역을 포함)을 잘 관리하고 통치함으로써 백성을 구제하고 그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번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를 지닌 경제(經濟)라는 단어는 중국, 한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널리 사용되어 왔으며, 경제 영역뿐만 아니라 정치와 행정의 영역까지도 포함한다. 즉, 이는 정부가 국가를 다스리고 국민을 번영하게 하기 위해 수행하는 전반적인 활동, 계획, 또는 통치 방식을 의미한다.
헬라어 ‘오이코노미아’(οἰκονομία, oikonomia)는 영어 ‘economy’에 해당하는 말이다. ‘오이코노미아’는 ‘오이코스’(οἶκος, oikos, 집·가정)’와 ‘노미아’(νομία, nomia, 관리)가 결합된 합성어로, 본래 ‘가정이나 가계를 관리하는 일’을 의미한다. 따라서 경제(economy)라는 개념은 원래 가정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는 데서 출발하였다. 또한 ‘오이코노모스’(οἰκονόμος, oikonomos)’는 가정이나 가계를 책임지고 관리하는 사람, 곧 청지기 또는 가정 관리자를 가리킨다.
‘오이코노미아’(οἰκονομία, oikonomia)라는 단어는 신약성경에 총 아홉 번 등장한다. 누가복음에 세 번(16:2, 3, 4), 고린도전서에 한 번(9:17), 에베소서에 세 번(1:9; 3:2, 9), 골로새서에 한 번(1:25), 그리고 디모데전서에 한 번(1:4) 사용되었다.
예수님께서 누가복음 16장 2–4절에서 “주인이 그(청지기)를 불러 이르되 내가 네게 대하여 들은 이 말이 어찌 됨이냐 네가 보던 일을 셈하라 청지기 직무(오이코노미아)를 계속하지 못하리라 하니 청지기가 속으로 이르되 주인이 내 (청지기의) 직분(오이코노미아)을 빼앗으니 내가 무엇을 할까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 먹자니 부끄럽구나 내가 할 일을 알았도다 이렇게 하면 직분(오이코노미아)을 빼앗긴 후에 사람들이 나를 자기 집으로 영접하리라 하였더라”고 말씀하신다.
바울은 에베소서 1장 9–10절에서 “그 뜻의 비밀을 우리에게 알리신 것이요 그의 기뻐하심을 따라 그리스도 안에서 때가 찬 경륜(오이코노미아)을 위하여 예정하신 것이니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하려 하심이라”라고 말씀한다. 에베소서 3장 2절과 9절에서는 “2 너희를 위하여 내게 주신 하나님의 그 은혜의 경륜(오이코노미아)을 너희가 들었을 터이라. … 9 영원부터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 속에 감추어졌던 비밀의 경륜(오이코노미아)이 어떠한 것을 드러내게 하려 하심이라”라고 말씀한다. 또한 골로새서 1장 25절에서 바울은 “내가 교회의 일꾼 된 것은 하나님이 너희를 위하여 내게 주신 직분(오이코노미아)을 따라 하나님의 말씀을 이루려 함이니라”라고 말씀하고, 디모데전서 1장 4절에서는 신화와 끝없는 족보에 몰두하지 말게 하려 함이라 이런 것은 믿음 안에 있는 하나님의 경륜(오이코노미아)을 이룸보다 도리어 변론을 내는 것이라”라고 말씀한다.
‘오이코노미아’의 신약성경에서의 의미들
첫째, 신약성경에서 ‘오이코노미아’는 청지기직(stewardship) 또는 가계를 관리하는 직분을 의미한다(눅 16:1–4). 불의한 청지기는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한 사람씩 불러 그들의 빚을 장부에서 줄여 주었다. 후에 주인은 불의한 청지기가 한 일을 알고 그의 영리함을 칭찬하였다(눅 16:8). 그러나 이것은 불의한 청지기가 옳은 일을 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가 이 세상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냈다는 의미이다. 우리 각 사람은 하나님의 청지기이며, 우리가 이 세상에서 행하는 일은 하나님을 위한 청지기직이다. 하나님의 청지기로서 우리는 정직하고 신실해야 한다.
둘째, ‘오이코노미아’는 복음을 전파하거나 선포하는 사명 또는 경륜(dispensation)을 의미한다(고전 9:17; 엡 3:2; 골 1:25). 바울은 고린도전서 9장 17–18절에서 복음을 전파하도록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 또는 위탁받은 직분을 ‘오이코노미아’라고 부른다. 또한 에베소서 3장 2절에서 ‘오이코노미아’는 에베소 사람들을 포함한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바울 자신의 사명을, 이방인들을 위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은혜의 청지기직 또는 위탁받은 직분을 의미한다. 바울은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자신의 사명 또는 청지기직을 “하나님의 은혜와 선물”로 받아들였다. 그는 골로새서 1장 25절에서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자신의 사도직에 관하여 말하면서, 그것을 자신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직분 또는 경륜(the divine office or commission)이라고 했다. 사도(apostle)라는 말은 “보냄을 받은 사람”을 의미하며, 바울은 자신의 사도직을 언급할 때마다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파해야 할 자신의 의무와 사명을 상기한다. 바울은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자신의 사명 또는 위탁받은 직분을 규정하면서 ‘오이코노미아’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는 복음을 전파하는 자신의 사명이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여 구원받게 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셋째,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에서 ‘오이코노미아’는 인간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계획(plan) 또는 경륜(dispensation)을 의미한다(엡 1:9–10; 3:2, 9; 딤전 1:4). 바울은 에베소서 1장 9–10절과 3장 9절에서 ‘오이코노미아’를 하나님과 관련하여 사용하며,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의 백성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구원 계획 또는 경륜이라고 말한다. 이 계획은 오랫동안 감추어져 있었으나, 정한 때가 이르자 이제 계시되었다. 에베소서 3장 2절에 나오는 하나님의 은혜의 경륜은 바울이 선포하도록 위탁받은 하나님의 은혜에 의한 구원 계획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바울은 디모데전서 1장 3–4절에서도 ‘오이코노미아’를 하나님과 관련하여 사용하며, 이는 믿음 안에 있는 하나님의 훈련(divine training), 곧 하나님의 계획, 경륜 또는 질서를 의미한다. 바울은 하나님의 ‘오이코노미아’를 하나님의 정한 때에 그의 백성, 곧 믿음의 사람들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구원 행위 또는 계획(혹은 경륜)으로 해석하거나 이해하고 있다.
경제학의 일반적 정의
경제(economy)와 마찬가지로 경제학(economics)도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다. 경제학은 “가계, 기업, 시장이나 산업, 정부, 그리고 국가 전체와 같은 여러 경제 주체들이 어떻게 경제활동을 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사람들의 욕구는 무한하지만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사회가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사용하여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고 나누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다. 좀 더 간단히 말하면, 경제학은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사람들이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우리가 경제학을 공부할 때에는 먼저 가계의 경제를 다룬다. 가계가 소득을 어떻게 사용하고 무엇을 소비하는지를 분석하여, 한정된 소득과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를 고찰한다. 또한 기업의 경제를 연구한다. 기업이 무엇을 얼마나 생산하고 어떻게 비용을 관리하는지를 분석하여, 기업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이윤을 높일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그리고 국가 전체의 경제도 연구한다. 총수요와 총공급, 경제성장, 정부의 경제정책 등을 분석하여, 정부가 인플레이션과 실업 같은 경제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고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는지를 고찰한다. 결국 경제학은 가계에서부터 기업과 정부, 그리고 국가 전체에 이르기까지,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현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원하는 목표를 이룰 것인가를 살펴보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학은 일반적으로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으로 나뉜다. 미시경제학(Microeconomics)은 가계와 기업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시장에서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 그리고 정부가 그들의 선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다시 말하면, 개인이나 가계, 기업, 산업, 또는 정부의 각 부문이 어떤 경제적 결정을 내리는지를 규명하는 학문이다.
거시경제학(Macroeconomics)은 국가 경제 전체를 연구하는 분야로서, 인플레이션, 실업, 경제성장과 같은 문제들을 주로 다룬다. 다시 말하면, 개별 가계나 기업이 아니라 국가 경제 전체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경제적 결정과 그 결과를 분석하는 학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경제학을 “각각의 경제주체의 의사결정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한다. 즉, 가계, 기업, 시장이나 기업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를 다루는 것이 미시경제학이라면, 국가 전체의 경제와 관련하여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를 다루는 것이 거시경제학이다.
성경 속에서의 경제학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경제’를 뜻하는 헬라어 ‘오이코노미아’(οἰκονομία, oikonomia)는 세 가지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첫째, 가계를 관리하는 일, 곧 관리 또는 청지기직을 의미한다. 둘째, 사도 바울에게 맡겨진 복음을 전하고 널리 알리는 사명, 위탁받은 임무, 직무 또는 직분을 의미한다. 셋째, 인간을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 또는 경륜을 의미한다. 그러나 오이코노미아(oikonomia)의 문자적인 뜻인 “가계를 관리하는 일”은 이처럼 서로 다르게 번역되는 의미들을 모두 포괄할 수 있다.
바울은 “이방인들을 위하여 자신에게 맡겨진” 청지기의 직분를 수행했다(엡 3:2; 골 1:25). 다시 말하면, 바울은 복음을 전하고 널리 알림으로써(고전 9:17; 엡 3:2; 골 1:25) 하나님의 가계를 관리하며, 하나님의 가계가 이방인들, 곧 다른 민족과 사람들에게까지 확장되도록 하는 일을 맡았다. 한편, 하나님은 때가 차면 이루실 자신의 계획, 곧 사람들을 구원하시려는 계획을 자신의 백성에게 알려 주심으로써(엡 1:9; 3:2, 9; 딤전 1:4) 자신의 가계를 친히 관리하신다.
성경에서 경제에 관하여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그리고 성경에서 말하는 경제학이란 무엇인가? 신약성경에서 경제를 의미하는 오이코노미아(οἰκονομία, oikonomia)의 개념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성경에서의 경제학은 크게 세 가지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첫째는 개인이 자신에게 맡겨진 가계를 관리하는 청지기직이고, 둘째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가계, 곧 하나님의 나라를 다스리고 관리하시는 하나님의 경제이며, 셋째는 바울과 모든 그리스도인이 복음을 전하여 하나님의 가계를 다른 민족과 사람들에게까지 확장하는 청지기직이다.
이러한 세 가지 차원은 현대 경제학의 여러 관점과 연결하여 이해할 수 있다. 먼저 개인이 자신의 가계를 어떻게 관리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자원을 어떻게 사용하며 의사결정을 하는가를 살펴보는 것은 미시경제학적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하나님께서 자신의 가계, 곧 하나님의 나라를 어떻게 다스리고 관리하시는가를 살펴보는 것은 하나님의 가계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거시경제학적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바울과 모든 그리스도인이 복음을 전하여 하나님의 가계를 다른 민족과 사람들에게까지 확장하는 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하나님의 가계가 민족과 지역의 경계를 넘어 확장된다는 점에서 국제경제학적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세 가지 관점에는 하나의 공통된 주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의사결정이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이 개인, 가계, 기업, 정부와 같은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면, 성경에서의 경제학 역시 하나님과 인간의 가계를 둘러싼 의사결정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나께서 그의 가계 전체를 다스리시고 관리하시는 것은 거시경제학적 측면에서, 개인이 자신의 가계를 관리하기 위하여 내리는 의사결정은 미시경제학적 측면에서, 그리고 복음을 통하여 하나님의 가계를 다른 민족과 사람들에게까지 확장하는 것은 국제경제학적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 관점이 더 필요하다. 개인과 가계, 기업과 교회, 그리고 사회와 국가가 실제 경제생활에서 어떠한 원리와 기준에 따라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이것은 경제윤리학적 관점에 해당한다. 경제적 의사결정은 단순히 효용이나 이윤을 극대화하는 문제에만 머물지 않는다. 성경의 관점에서는 하나님께서 맡기신 것을 어떻게 관리하고, 다른 사람들과 어떠한 관계를 맺으며, 하나님의 뜻에 따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까지 포함한다.
따라서 이 책에서 말하는 성경의 경제학은 오이코노미아, 곧 가계의 관리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하나님의 가계와 인간의 가계에 관한 의사결정을 연구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나님의 가계 전체를 다스리고 관리하는 거시경제학적 관점, 개인의 가계를 관리하는 미시경제학적 관점, 복음을 통하여 하나님의 가계를 다른 민족과 사람들에게까지 확장하는 국제경제학적 관점, 그리고 이 모든 경제활동에서 하나님의 뜻에 따라 올바른 의사결정을 추구하는 경제윤리학적 관점이 서로 연결되어 이 책의 전체적인 틀을 이룬다.
이 책의 구성과 계획
이 책의 제1부에서는 ‘하나님의 경제’를 다룬다. 이는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하나님의 경제를 이해하고, 그와 관련된 여러 거시경제적 주제들을 다루는 것이다. 바울은 신약성경에서 “하나님의 경제”(ἡ οἰκονομία τοῦ Θεοῦ)를 말할 때 주로 하나님의 구원 계획 또는 구원 행위에 초점을 맞춘다.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아야 할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구원의 문제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경제’는 인간을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이나 행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구약성경과 복음서, 특히 요한복음에 나타난 예수님의 선포에서 볼 수 있듯이, 하나님의 경제에는 자신의 백성을 다스리고 돌보시는 하나님의 여러 활동도 포함된다. 따라서 제1부에서는 하나님의 다양한 통치 활동과 가르침을 경제적인 관점에서 연구한다. 여기에는 일용할 양식, 토지, 대출, 십일조와 세금, 부, 가난을 비롯한 여러 거시경제적 주제들이 포함된다.
이 책의 제2부에서는 개인의 가계 경제를 다룬다. 이는 미시경제적 관점에서 가계의 경제를 이해하고, 그와 관련된 여러 미시경제적 주제들을 다루는 것이다. 개인의 가계는 하나님의 가계를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이다. 가계를 구성하는 각 개인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맡기신 가계를 관리하는 관리자이자 청지기로서, 가계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해 여러 가지 결정을 내린다. 따라서 제2부에서는 각 개인이 자신의 가계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여러 활동과 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경제적 의사결정을 살펴보기로 한다. 여기에는 달란트 또는 돈, 노동, 그리고 그 밖의 여러 자원을 어떻게 사용하고 관리할 것인가와 같은 미시경제적 주제들이 포함된다.
이 책의 제3부에서는 복음 전도의 경제 또는 교회 전체의 경제를 다룬다. 복음 전도의 경제란 하나님의 경제를 여러 나라와 민족에게까지 확장하는 우리 모두의 사명을 의미한다. 이는 국제경제적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누가는 사도행전에서 바울이 다메섹으로 가는 길에 빛으로 나타나신 예수님을 만난 경험을 세 차례 기록하고 있다(행 9:3–19; 22:6–16; 26:9–23). 사도행전 26장 15–18절에서 예수님은 바울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라. 일어나 너의 발로 서라. 내가 네게 나타난 것은 곧 네가 나를 본 일과 장차 내가 네게 나타날 일에 너로 종과 증인을 삼으려 함이니 이스라엘과 이방인들에게서 내가 너를 구원하여 그들에게 보내어 그 눈을 뜨게 하여 어둠에서 빛으로, 사탄의 권세에서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고 죄 사함과 나를 믿어 거룩하게 된 무리 가운데서 기업을 얻게 하리라”(행 26:15–18). 바울 자신은 갈라디아서 1장 15–16절에서 이 경험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러나 내 어머니의 태로부터 나를 택정하시고 그의 은혜로 나를 부르신 이가 그의 아들을 이방에 전하기 위하여 그를 내 속에 나타내시기를 기뻐하셨을 때에”. 바울은 자신의 사도직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그것을 강하게 주장하였다. 특히 그의 사도직은 유대계 그리스도인들로부터 의문을 받거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사도’라는 말은 헬라어 동사 아포스텔로(ἀποστέλλω), 곧 ‘보내다’에서 유래한다. 이러한 말의 뜻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바울에게 사도직은 권위를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맡기신 의무이자 사명이었다. 그 사명은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다.
바울에게 맡겨진 경제, 곧 사명과 위탁받은 임무, 의무 또는 직무는 바울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에게도 맡겨진 경제이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께 속한 사람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도록 부름받았기 때문이다(행 1:8). 바울의 경제는 또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전체의 경제이기도 하다. 그리스도께서는 이 땅에 오셔서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고, 때가 이르렀을 때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우리에게 온전히 알려 주셨다. 따라서 교회의 목적이자 사명은 복음을 여러 민족에게 전하고 널리 알리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하나님의 경제는 여러 나라와 민족에게까지 확장되고,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그들에게 알려지게 된다(마 28:19–20).
이 책의 제4부에서는 성경에 나타난 그리스도인의 경제윤리를 다룬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한 가정이나 가계의 구성원이면서 동시에 교회, 기업, 지역사회, 그리고 국가의 구성원으로 살아간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은 이러한 여러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경제생활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따라서 제4부에서는 가정과 교회, 기업과 지역사회, 그리고 국가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 경제생활에서 지켜야 할 윤리와 올바른 행동이 무엇인지 성경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연구한다.